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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이탈을 위한 움직임≫ 전시 전경, 아터테인 스테이지, 서울, 한국, 2017
Installation view of the solo exhibition ≪Movement for the breakaway≫, Artertain Stage, Seoul, KR, 2017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제작된 인공물, 일상 사물은 특정한 사용방식을 요구한다. 이러한 사물의 존재방식이 낯설어 질 때면, 나 자신 또한 수동적 존재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보이지 않는 영역들이 상기된다. 말하자면 모호한 감정, 탈락된 생각과 같이, 사소하게 치부되는 영역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일상 사물의 일반적인 사용방식에 개입하여, 그것의 본래 역할로 부터 벗어난 움직임을 행하도록 했다.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일정 주기를 반복하는 움직임들은, 함께 모여 사색하게 하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6개의 작업들이 만들어내는 생경한 풍경을 보고 있자면, 내면의 모호한 심리적 존재가 서서히 실체화되어 떠오르는 것 같다. 이는 사물의 관습적 굴레에 개입하여 일차적으로 쉽게 간과되기 쉬운 대상에 대한 관객의 주목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사물을 단순한 객체로 대할 수 없게 만들고자 함이다. 이를 통해 관습적으로 굳어진 경계를 흐리고, 보이지 않는 영역, 모호한 존재의 가치를 드러내고자 한다.

In this project, I showed 8 different works. I used trivial daily objects or broken objects that are considered as less valuable and made each of them move with a specific cycle, through Arduino settings. When it comes to using objects, we are familiar with the ways they have been used and the convenient ways made for us. However, all movements set by my intention are not the ways they are usually used or purposed for practical usage. In this project, I tried to switch the meanings of the objects by modifying their purpose. So with several elements, each of them has a metaphor for some part of life I recognize.

전시 서문(한글).pdf

Exhibition Text(English).pdf

Instruction drawing book.pdf

Poster

전시장 입구 Entrance 전시장 가림막, 공사장 가설재 RPP 방음판, 쇠파이프 등 300x700(cm) 2017

조심스럽고 위태로운 반가움 Careful and precarious welcome lumber, plywood 160x98(cm) 2017

적당한 대화를 위한 소파세트 Sofa sets for moderate conversation tude sofa sets, inflater, Arduino-based device 2017 처음에는 납작하여 소파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지만, 공기가 조금씩 차올라 소파의 형태가 되면 사람들이 앉을 수 있다. 소파에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면, 소파에 차있던 바람이 점점 빠지고 더 이상 소파에 앉아 있을 수 없게 된다. 그렇게 소파는 다시 바람이 모두 빠져 납작해지고, 다시 바람이 차오르기를 반복하며 앉으려는 사람들에게, 또는 앉아서 나누는 대화에 개입한다.

바닥을 다지기 위한 짜깁기 Matching pieces of offset for build up the ground lumber, plywood 220x365(cm) 2017

Matching pieces of offset for build up the ground(detail)

일정한 무게를 위한 테이블 Table for a moderate weight rubber, wood 2017 테이블의 상판은 얇은 고무로 만들어졌기에, 일정 무게 이상의 물건이 놓이면 밑으로 쳐지고 만다. 때문에 이 테이블을 정상적 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항상 적당한 무게가 요구한다.

양방향(왕복)을 위한 구조 Structure for both ways sponge, bucket, dryer, proximity sensor, Arduino-based device, lumber 2017 일정 거리를 반복해서 오고가는 수세미는 결국 매마를 수 없다. 처음에는 물이 가득 든 양동이에 푹 담겼다 올라와, 다시 반대편 드라이기를 향해 간다. 물기를 머금은 수세미가 다가가면 드라이기가 작동되고, 이로인해 물기가 약간 건조되지만, 미처 다 마를 세 없이 다시금 양동이를 향해 간다. 수세미는 젖은 상태와 마른 상태, 어느 한 쪽도 확실히 달성되지 못한 체 그 사이만을 왔다 갔다 한다. 왕복을 반복하는 수세미의 움직임은, 감정의 고양 상태와 결핍 상태 사이를 오가는 심리상태의 반 영 같기도 하고, 어떤 상태, 상황을 정하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Structure for both ways(detail)

잠깐의 마주침에 의한 풍경조각 Landscape pieces by a moment of encounter pieces of broken mirror, moter, Arduino-based device, lumber, plywood 2017 깨진 거울 조각들이 풍경의 일부를 잠깐씩 비추며 돌아간다. 풍경은 온전히 담기는 것이 아닌 조각난 파편들로 담겨지고, 그 마저도 아주 잠깐만 담게 된다. 관람객은 잠깐 잠깐의 반사로 인해 만들어지는 불완전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삶의 불안정한 단편을 연속적으로 마주하는 것 같다.

Landscape pieces by a moment of encounter(detail)

제자리를 맴도는 의자 Stool that go around in circles swivel casters, motor, Arduino-based device, wood 2017 의자에는 회전 바퀴가 많이 달려 있지만, 속도와 방향이 다르게 나아가게 설정되어 있는 바퀴로 인해 어느 한 쪽으로도 잘 나아 가지 못한다. 결국, 계속해서 일정 주변을 주변을 맴돈다. 다른 방향과 속도를 가진 것들이 부딪히며 만드는 이 불협적이고 제한적인 움직임은, 어느 한 방향이 정해지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며 망설이는 듯 한 모습 같기도 하고, 무언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 속에서 고민하고 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증발을 생산하는 상호적 구조 Interactive structure producing evaporation iron, spray, temperature sensor, Arduino-based device, wood 2017 달아오르는 다리미의 열을 인지하고, 분무기가 작동된다. 다리미의 뜨거운 표면에 분사된 물은 순간적으로 수증기가 되어 흩어 진다. 분무기는 반복된 분사에 다리미의 열이 사그러지면, 작동이 멈춘다. 그러나 물이 분사되지 않자 다리미는 다시 뜨거워지고, 분무기는 다 시 작동된다. 두 사물이 마주보고 서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각자의 실용적 역할이 무화되지만, 반복적인 상호 작용 속에서 순간 순간, 수증기라는 일시적 현상을 만들어낸다. 무의미한 공회전과 같은 일련의 구조 속에서 수증기의 존재는 순간 흩어져 사라지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숨쉬는 공기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